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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외국 영화 엔딩 Best 10
- 엔딩을 이야기하는 것이기에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스포 조심하세요.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년, 일본 / 감독 : 이누도 잇신 / 출연 : 츠바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 미안함을 짊어진 남자, 투벅투벅 걸어가는 여자: 누구에게나 있는 경험은 아니다. 여기 두 주인공과 똑같은 사랑을 경험하는 것은. 허나 그 사람을 사랑하되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무언가를 감당할 수 없어서 도망쳐 본 기억은 어떤 사람에게나 있을 수 있다. '조제'는 고아에 장애인으로 묘사되지만 이와 유사한 무게를 지닌 배경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처음엔 그냥 사랑했고 결혼까지 생각했다. 집안의 반대도 있었지만 그깟 짐, 충분히 짊어질 힘이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츠네오 (남자 주인공) 처럼 어느 순간 지쳐갔고 차임을 가장하여 그녀에게서 도망쳤다.

엔딩 씬에서 츠네오는 이전 여친과 길을 가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그 울음은 후회나 사랑을 잃은 안타까움일지도 모르나, 더 큰 마음은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아니었을까. 힘겹게 혼자서 살아나가야 하는 조제에 대한 동정 어린 안타까움과 그렇게 만든 자신에 대한 책망도 깔려있었으리라 추측한다. 반면 조제는 물고기 모텔씬에서도 드러나듯이 츠네오와의 이별을 항상 염두하고 있었다. 본인 삶의 무게는 다른 이가 짊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별 후에도 전동 휠체어를 타며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간다.

엔딩의 마지막, 생선구이 씬에서도 슬픔 따윈 보이지 않는다. 본래대로 자신의 인생으로 살고 있다. 이런 모습으로 인해 기억에 더욱 남는 영화가 되었다. 자신의 상황과 처지를 수도 없이 고뇌하고 마음을 추스리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는지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츠네오도 조제는 그렇게 살아낼 것이라고 짐작할 것이다. 마음 속에 영원히 남을 아름다운 사랑과 죄책감을 간직하면서 말이다. '부디 우리가 도망쳐온 모든 것에 축복이 있기를.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부박함도 시간이 용서하기를. 결국 우리가 두고 떠날 수밖에 없는 삶의 뒷모습도 많이 누추하지 않기를.' 평론가 이동진의 영화에 대한 글귀이다.










- 대부 3 (1991년, 미국 / 감독 : 프렌시스 포드 코폴라 / 출연 : 알 파치노, 앤디 가르시아, 다이안 키튼)



- 말도 숨도 멈춘 30초: 가족을 지킨다는 이유로 그 어떤 조직도, 거물도 건드릴 수 없는 제국을 완성하려 했던 마이클 콜레오네.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여인 두 명을 잃고 자신의 친형까지 살해한다. 꽤나 높은 곳까지 올라간 마이클이지만 정작 자신의 목표로 한 완벽한 제국 건설은 실패했다. 그 실패에 대한 책임은 그동안 끊임없이 반복했던 보복 살인으로 대신했고 이번에도 모두 성공했다. 이제 마이클은 일선에서 한발짝 물러나 아들의 성공적인 오페라 데뷔 무대를 감상하고 자신의 곁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여인, 딸 메리의 안녕을 바란다. 허나 '적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노린다'는 마이클의 말 그대로 오페라 종료 후 딸 메리가 총격당한다. 권력을 물려받은 조카 빈센트는 곧장 살해범을 죽이지만 딸은 이미 숨을 거두었다.

전 부인 케이는 오열하고 다른 가족들 모두 비탄에 빠진다. 마이클은 수십년 간 그가 저지른 악행에 대한 마지막 업보란 걸 아는 듯 양손으로 얼굴을 묻고 절망한다. 그리고 황망한 눈으로 약 30초 동안 말과 숨을 멈춘 채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가장 사랑하는 여인 메리를 잃은 비통과 회한을 보여준다. 알 파치노의 연기는 몇 개의 작품을 제외하고 차가운 감정보단 뜨거운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더 빛을 발한다. 마이클이 느끼는 마지막 감정은 가장 높은 수위의 슬픔이었고 그만큼 짙은 절망을 1분 안에 전부 보여준다. 울고 불고 하는 감정 과잉없이 말이다. 대부 3는 다소 아쉬운 연출로 전작들의 명성에 흠이 되었다는 평도 들었지만 이 엔딩 하나로 전설적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았다.










- 스쿨 오브 락 (2004년, 미국 / 감독 : 리차드 링클레이터 / 출연 : 잭 블랙, 귀요미 꼬맹이들)



- 가장 유쾌한 크레딧 롤 엔딩: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까지 우리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영화가 종종 있다. 스크롤과 함께 NG장면이 나가는 성룡 영화가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여기, 흥으로써 크레딧 끝까지 관객을 자리에 앉게 하는 대표 주자로 '스쿨 오브 락'을 꼽는다. 잭 블랙과 그의 꼬마 친구들은 야심차게 출전한 밴드 경연 대회에서 입상을 하지 못했으나 멋진 퍼포로 대회 우승 밴드 대신 커튼 콜 요청을 받는다. 잭 블랙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AC/DC의 'It's a long way to the top if you wanna rock n roll' 을 앵콜 곡으로 연주한다. 그 음악은 그대로 그들의 연습실 내 연주 상황으로 이어진다. 간주 부분에 악기 파트 별로 솔로 무대가 이어지고 백업 싱어들의 보컬 솔로까지 진행된다.

흥겨운 잼이 진행되다보니 엔딩 크레딧은 어느새 '삽입된 음악 목록'까지 흘러가있다. 이제 한 백업 싱어 아이가 노랫말을 바꿔 '영화 다 끝났는데 우린 계속 화면에 나와'라고 노래한다. 잭 블랙 역시 '영화 다 끝나가고 크레딧도 올라가고 있어. 저 이름들 좀 봐. 난 저 사람들 누군지 몰라. / 빨리 영화관에서 나가. 청소부들도 들어오잖아'라며 유머러스하게 관객 퇴장을 종용한다. 노래가 완전히 끝나고서야 영화도 크레딧 롤도 종료된다. 밴드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영화 속 '락이 지배한 작은 가상 현실'을 만끽했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 말미까지 저 행복한 가상 현실을 깨우지 않기 위해 영화는 관객을 붙잡는다.










- 캡틴 필립스 (2013년, 미국 / 감독 : 폴 그린그래스 / 출연 : 톰 행크스, 바크하드 압디)



- 감정의 총합: 캡틴 필립스는 한동안 다소 부진했던 톰 행크스에게 호평을 안겨준 영화다. 까칠하면서 원칙주의자인 선장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차분히 대처하고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는지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엔딩에서 보여준 2분간의 연기는 한마디로 '죽다 살아난' 인간이 품을 모든 감정을 농축하여 보여준다. 공포심, 안도감, 멍함, 현재의 안전에 대한 불신, 감사함, 두려움 등등을 별다른 많은 대사 없이 눈빛으로 뿜어낸다.

이 장면이 더 실제처럼 다가온 이유 중 하나는 주인공을 치료하는 의무관 때문이기도 하다. 굉장히 복합적 감정 속에 파묻힌 환자와 달리 의무관 여성은 별 동요없이 톰을 치료하고 안심시킨다. 다소 사무적으로 들리기 쉬운 말투인데 이 장면에선 '당신은 안전하다,'는 확신을 환자에게 강하게 심어주는 이성적 차분함으로 더 느껴진다. 그럼으로써 더욱 톰 행크스의 감정적 연기가 빛을 발하게 됐다. 이 의무실 씬은 실제 의무관이었던 엑스트라와 톰 행크스가 전부 에드립으로 이뤄진 씬이다. 원래 엔딩은 의무실 안에 톰이 홀로 남는 컷이라고 하는데 그랬다면 영화의 감동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녹색풀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타인의 삶 포토 보기

- 타인의 삶 (2006년, 독일 / 감독 : 도너스마르크 / 출연 : 울리히 뮈헤, 세바스찬 코치, 마르티나 게덱)



- "No, It's for me." : 사람은 변하는 존재일까 변하지 않는 존재일까. 만약 변하는 존재라면 그 계기는 얼마나 강력하고 직접적인 것이어야 할까. 작은 생각이 아닌 그 사람의 뿌리와 같은 사상이나 천성까지 바뀌는 건 가능한 일일까. 이 꼬리를 무는 질문에 한 가지 대답이 되는 영화 '타인의 삶'이다. 영화는 소위 '빨갱이'를 잡는데 도가 튼 동독 요원 비슬러가 예술인 커플 타겟을 오랫동안 도청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철학이 달라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 히치콕의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서스펜스와 끊임없이 궁금함을 자아내는 각본이 돋보인다.

작품서 가장 뛰어난 부분은 감화를 다룬 방식이다. 사실 누구를 좋아하거나 끌리는 까닭은 대단히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그 사람의 모습이나 삶의 방식이 조금이라도 좋게 느껴진다면 동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지인이 그냥 툭 던진, 대단치 않는 말이었는데 자신에겐 인생이 흔들릴 만한 각인이 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논리만으로 인간을 설명하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단 걸 이 작품에서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리고 엔딩의 대사 '이 책은 저를 위한 겁니다' 라는 짧은 중의적 표현으로 감화가 한 쪽만의 일방적 방향이 아니었음을 확인케 한다. '타인의 삶은 온전히 타인 만의 삶이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이 두 시간 짜리 영상은 말하고 있다.










- 시티 라이트 (1931년, 미국 / 감독, 주연, 각본, 음악, 제작, 편집 : 찰리 채플린)




- 할리우드 영화사, 단 하나의 미소. : 천재라는 단어로 설명하기 모자란 인물 채플린. 그는 항상 희극과 비극의 완벽한 조화를 영화에 녹일 줄 아는 인물이었다. 사회 풍자 멜로물인 영화 '시티 라이트'는 떠돌이와 눈먼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웃음과 슬픔의 묘한 접점을 화면으로 표현해냈다. 온갖 고생을 다해 돈을 벌어 소녀의 눈을 고쳐주고 자신은 거지 신세가 된 주인공. 소녀는 눈을 떴지만 아직 그 키다리 아저씨의 얼굴을 알지 못했다. 어느 날 거리를 떠돌아 다니던 주인공은 우연히 눈을 뜬 소녀를 발견하게 된다. 거지 꼴이었던 주인공을 적선하기 위해 그의 손을 잡은 소녀는 그제서야 자신의 눈을 고쳐준 인물이 이 떠돌이 였음을 깨닫는다. 이 씬에서 채플린은 그 소녀가 자신을 알아보길 바라지만 자신의 처지가 부끄러워 알아보지 말기도 바라는 이중적 마음이 드러난다. 소녀 역시 부자인 줄 알았던 주인공이 실은 동정 어린 떠돌이였단 사실로 인한 복합적인 감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둘은 짧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눈이 보이나요?"
"네, 이제 볼 수 있어요."
소녀는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주인공의 손을 가슴에 묻고, 채플린의 희와 비의 양극 모두를 머금은 미소로 영화가 마무리된다. 










- Dancer in the Dark (2000년, 덴마크 외 / 감독 : 라스 폰 트리에 / 출연 : 뷰욕, 카트린 드뉘브)



- 죽음으로 향하는 처연한 길: 처음 이 영화를 본 후 느껴진 그 무겁고 안타까운 먹먹함을 잊기 힘들다. 주인공 셀마의 삶은 그만큼 가혹했고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엔딩 사형장 씬에서 셀마는 처음엔 힙겹게 저항하다가 결국엔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드린다. 노래 와중에 사행 집행은 순식간에 이뤄지고 엔딩 곡 'New world'가 나오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이 곡은 영화 오프닝 오케스트라 곡 'Overture'의 재편곡 버전이다. 오케스트라 배경에 약간의 일렉 소스와 비트를 입혔고 뷰욕은 죽음과 희망을 동시에 뿜어내는 것처럼 노래한다. 이 슬프기도 하면서 몽환적인 사운드는 셀마의 비극적 죽음 직후를 목격한 관객의 마음에 지속적 여운을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내가 보게 될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날. 난 살며시 공중을 걷는다'는 유언과 같은 가사와 함께.

이 곡이 담긴 OST 앨범 'SelmaSongs' 에는 영화를 빛나게 해준 뷰욕의 노래들이 가득 담겨있다. 톰요크와의 듀엣곡 'I've seen it all', 미술 전시 같이 아름다운 오프닝 시퀀스를 만들어 낸 'Overture', 그리고 공장의 소음들을 음악으로 바꾼 'Cvalda', 사형 재판 속에서 빛난 'In the musicals'까지 거의 전곡이 만족스런 몇 안 되는 OST 앨범이다. 연기와 음악 양쪽 모두 완벽히 해낸 뷰욕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타는 쾌거를 얻었고 본 영화도 칸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게 된다.








Roman holiday.jpg

- Best 3. 로마의 휴일 (1953년, 미국 / 감독 : 윌리엄 와일러 / 출연 : 오드리 햅번, 그레고리 펙)



- 눈빛으로 주고 받는 석별의 인사: '로마의 휴일'이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칭송받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촌스럽지 않은 감정선, 예쁜 장면을 담은 촬영, 오드리의 얼굴 및 연기, 담백한 스토리 구조와 유머. 그리고 엔딩 씬에 있지 않을까. 일상 탈출을 원했던 공주 '앤'과 그런 공주를 자신의 돈벌이로 이용하려 했던 기자 '조'. 사랑으로 시작하지 않았던 두 사람은 어느새 연인이 되었다. 허나 기간은 단 하루였다. 마음이 문제가 아니었다. 각자의 상황과 신분 때문에 그 둘은 함께 하기가 불가능하다. 앤 공주의 '유럽 방문 종료 기자 회견'에서 그 둘은 끊임없이 눈으로 얘기를 나눈다. '로마가 내게 최고의 도시였다.'는 개인적 감정이 담긴 멘트도 한다. 한 번이라도 더 조의 손을 잡기 위해 공주는 이례적으로 앞줄 모든 기자들과의 악수 인사까지 갖는다.

그 짧은 인사도 끝이나고 앤 공주는 회장을 나가기 직전까지 기자를 바라본다. 몇 초의 시간임에도 눈빛을 통한 둘 사이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앤 공주 일행이 떠나가고 조는 홀로 회장에 남아 멍하니 공주가 없어진 빈 자리를 응시한다. 그리고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하는 사랑을 보내고 출구로 터벅터벅 향한다. 이 엔딩에서 오드리 햅번과 그리고리 펙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각자의 운명에 순응해야 하는 감정을 여성의 감정으로, 남성의 감정으로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햅번의 헤어 스타일 뿐만 아니라 엔딩의 연출-감성까지 세련미를 갖고 있기에 오래도록 내 맘 속에 자리 잡은 영화가 되었다. 








비포 선셋 포토 보기

- Best 2. 비포 선셋 (2004년, 미국 / 감독 : 리차드 링클레이터 / 출연 : 에단 호크, 줄리 델피)




- 상상이 맺어줄 아름다운 사랑: 달랑 반나절을 함께 했던 남녀는 오랜 시간동안 마음 한 구석에서 서로를 그리워했다. 비록 현재는 각자 다른 사람과 살고 있지만 그 짧았던 순간 속에 강렬하고도 깊은 사랑은 온전히 남아있었다. 이후 우연히 여자의 동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약 1시간의 시간 속에서 따로 보낸 9년의 세월 이야기를 모두 교환한다. 자신이 상대를 사랑했던 크기만큼 상대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된다. 그래서 둘 다 같은 양의 추억과 동일한 무게의 그리움, 상처까지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짧은 만남이 끝나갈 때 남자는 여자의 집을 보고 싶어 한다. 그녀의 노래도 듣고 싶어한다. 망설이던 여자는 결국 그 제안을 허락하고 여자의 집으로 향한다.

세월은 두 사람을 중년으로 만들었기에 제법 어른스러운 척 연기를 하나, 둘 사이 미묘한 감정은 청춘의 그것과 다를 바 없었다. 두 사람이 같이 여자의 아파트 계단을 오를 때, 노래를 불러주고 노래를 들을 때 그들이 짓는 표현은 9년 전 그들의 사랑이 보여준 색깔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함께 음악을 들으며 여자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남자는 소파에 앉아 그녀의 수다와 춤사위를 감상한다. 한 없이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여자를 응시한다. 어서 자신의 집으로 가야할, 헤벌쭉 해있는 남자에게 여자는 넌지시 얘기한다. '너 이러다 비행기 놓치겠어.' 남자는 대답한다. '응 알아.'

비포 선라이즈가 총천연색 낭만을 다룬 영화라면 비포 선셋은 그 낭만과 9년의 현실을 조화롭게 엮은 작품이다. 링클레이터와 함께 남녀 주인공이 모두 각본에 참여했기에 자전적 얘기가 상징적으로도 들어가 있어서 더 집중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둘 사이 대화와 눈빛이 관객에게 다양한 상상거리와 대화거리를 만들어주기 충분하다. 오래 전 안타까운 이별을 해야 했던 커플은 관객의 상상으로써 다시 아름다운 사랑이 될 수 있었다.









- Best 1. 대부 2 (1974년, 미국 / 감독 : 프렌시스 포드 코폴라 / 출연 :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다이안 키튼)




- 고뇌, 또 고뇌.: 조직을 잠시 배반하여 자신을 위기에 빠뜨렸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친 형 프레도를 살해 지시한 보스 마이클 콜레오네. 자신의 수행원이 프레도를 죽인 총소리가 들리고 마이클은 서재 소파에 홀로 앉아 괴로워한다. 그리고 오래 전, 자신이 보스가 되기 한참 전의 장면을 회상한다. 자신이 살해토록 하여 죽임을 당한 가족과 옛 동료들, 그리고 일찍이 반대파에 의해 제거된 큰형까지 모두 모여 왁자지껄 아버지 비토의 생일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생이던 당시 마이클은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군입대를 자원할 정도로 자신이 조직을 물려받을 생각을 추호도 하고 있지 않았다. 그 순수했던 자신의 모습과 옛 아버지의 모습까지 떠올리면서 그는 깊고도 깊은 고민에 잠기고 영화는 막이 내린다.

대부 2에서 마이클은 할리우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차갑고도 냉정한 빌런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버지 비토의 시대와 자신의 시대는 조직을 유지하는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철저하게 냉혹한 조직 경영을 했다. 그렇게 해야만 자신의 Family가 지켜진다는 믿음이었다. 뾰족하게 날선 이성 덕분에 마이클은 숱한 위기를 넘기고 최고 수준의 조직을 유지하게 되나 그 과정으로 잃은 것은 정작 자신의 가정이었다. 부인은 마이클에 대한 모든 사랑을 잃었고 두 자식과의 관계는 마치 독재자와 신하의 관계마냥 살가운 사이와는 아주 동떨어져 있었다. 옛 동료, 하물며 친형까지 본인의 명령으로 죽게 만들었다. 마이클의 어머니는 생전에 '가족은 잃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마이클은 그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

애초에 큰형의 사망과 아버지,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물려받은 보스의 자리였다. 마이클은 권세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있는 인물도 아니다. 용서받지 못할 수많은 죄악을 저질렀으나 본인의 핵심 목적은 가족이었다. 대부 2 엔딩 '마이클의 고뇌'는 그래서 악인을 향한 미움이 아닌 그 고민에 대한 동감과 이해로 다가온다. 영화 연출로서는 대부 1의 엔딩이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음에도 내 인생 최고의 엔딩으로 대부 2를 선택한 이유다.




- 다음 편 : 내가 좋아하는 외국 영화 엔딩 Best 10 외의 엔딩 10편 / 한국 영화 엔딩 Best 10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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